세계 장신구박물관 '아르데코와 플라스틱 장신구', 덤으로 장신구관련서적 3종세트. 雜食志向

세계 장신구 박물관, '아르데코와 플라스틱 장신구' 2007.11.20-12.30.
(성인 관람요금 오천냥).
-예전에도 한번 다녀온적은 있는데, 그떈 워낙 급하게 보고 지나가서;;;
이번에 특별전 한다는 소식에 작정하고 다시 다녀왔다.

-여기 전시방식은, 통상적인 박물관의 '유물'에 대한 접근이라기보다 어디 고급 브랜드의 귀금속을 진열하는 방식같다. 어두운 배경이라던가 전시품에 집중하는 조명, 진열장으로 유리나 아크릴을 과감하게 사용한다던가...
부정적인 의미로 하는 얘긴 절대 아님. 소장품의 특성-디자인,소재-상 나름 효과적인 전시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림은 같은 거라면 이런 방식의 전시는 불가능하겠지?) 장신구박물관에서만 가능한 방식이라고 납득하고 있는 것임.

-아르데코 장신구, 그리고 아르데코풍의 플라스틱 장신구들 중에서도 레아 스테인이라는 20세기 후반 작가의 플라스틱 장신구를 특별전의 대표 아이템으로 밀고 있는 전시-라고 생각. 장기적인 관점에서라면 시대성이나 개성은 있다고 인정.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매력을 못느끼겠음. 왜냐면 레아 스테인이 제작한 장신구는 (제작 과정이나 소재의 문제를 논외로 하고 눈에 보이는 결과만 보고 이야기해 볼 때), 우리 주변에 범람하는 너무나도 일상적인 플라스틱/아크릴 아이템들과 별 차이가 없어 보여서..;;;; (그냥 차라리 특정 브랜드의 좀 개성있는 디자인-정도로라면 납득하겠다) 

-오히려 상설전시품목들이 마음에 든다. 사람에 따라 이게 다야? 소리가 나올 수도 있고, 알차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거야 철저하게 개인 문제로 치부한다면, mazarine은 꽤 알차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 두번은 몰라도 한번쯤은 장신구나 디자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가볼만하다고 본다. 더불어 장신구 얘기를 떠드는 김에 아예 장신구 관련서적 세권-앤티크 주얼리/장신구의 역사/전통장신구-도 덤으로 주저리..

* 홍지연, 시간이 만든 빛의 유혹, 앤티크 주얼리. 수막새. 2006.
앤티크 주얼리에 관해서 만큼은, 이야기가 될만한 부분을 정말 이야기스럽게 추려서 간결하게 전달한다. 내용이 전달하는 바와 도판 사이의 균형도 적절하고. '앤티크'라는 말이 포함하고 있는 세월과 비싼 물건이 지닌 로망(...-_-;;;)을 적절하게 자극한다.
* 클레어 필립스, 장신구의 역사. 시공사. 1999.
고대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경향에 대한 서양장신구史. 위의 책처럼 만만하게 간식 씹어대면서 야사 보듯 읽어선 별로 머릿속에 남는게 없고.. 그냥 무슨 교재같은걸 읽는 셈 치는게 좋다. 내용의 밀도에 비해서 도판이 좀 부족(양적인 측면에서)한게 아쉬운데, 대신 들어가 있는 도판은 알짜다. 서양의 왕관이나 장신구세트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켜주는 도판이다;;;  

* 장숙환, 전통장신구, 대원사(빛깔있는 책들),2002.
...서양장신구 책만 줄창 파는거 같아, 완전 꼽사리(;;)같이 구색맞추기로 챙겨봤다.
일단 장점이라면, 전통 장신구에 관한 도서가 워낙 없다보니 (시중 서점에서 구할수 있는게 거의 이것 하나정도인듯) 이거라도 하나 책이 있어 주셨다는 점만으로도 감지덕지. 하지만 빛깔있는 책들 시리즈가 대개 그렇듯이, 소개서 정도의 역할만 한다는 점이 단점.(이 시리즈는 전통문화 관련해서는 의외로 세심한 부분까지 관련도서를 내주지만, 딱 소개/입문 정도의 선까지만 기능한다는게 한계다. 그 이상은 목마른 놈이 알아서 우물을 파야지...) 그래도 뭐, 없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하여간에 이런저런걸 계속 보고 있으면 정말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든다. 

뭘 모으던간에(수집같은걸 한다 치면;;),
시대정신이건 작가정신이건간에, 가장 뚜렷하게 '잘' 드러나는 놈으로 골라 모으자.
 
1. 그래야 나중에 물려주건 팔건간에, 하여간 컬렉션으로서의 성격이 갖추어진다(아니면 돈이 되거나..). 워낙 고미술, 앤틱을 좋아해서 그런 스타일의 아이템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건 돈은 돈대로 들고 컬렉션으로서의 가치는 그닥이란 결론.

2. 또한 수집의 대상으로서, 역사적 가치를 지니는 대상으로서라면야 소재보다도 디자인과 기술이 핵심이다. 귀금속같은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면, 단순히 소재에만 집중하긴 어려운게, 땅파면 엔간한 천연소재는 아직 나오는데다가 (물론 근현대 개발된 신소재들이야 뭐, 등장시점이 명확해지는 거니까...편년상 기점은 명확해지니 좋긴 좋다;;), 해채해서 다른데 써 버리거나 하면 말짱 꽝이기 때문. 극단적인 예로 금이나 은같은 경우를 들어보자. 홀랑 녹여서 재활용해버리면 가치가 완전 변해버린다. 특정 시대와 문화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디자인의 가치는 사라지고 그 무게만큼의 가치만 남기 때문이다. 일단 나는 그리 이해하고 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서는 고미술 스타일도 굉장히 좋아하지만, 컬렉션의 성격 형성엔 별 도움 안된단 소리. 또한 좋은 소재는 예나 지금이나 계속 사람의 눈과 마음을 끌고, 그 가치를 부정하는건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는 이야기.
(사진은 세계장신구박물관소장의 은제 에디오피아 십자가. 이걸 홀랑 녹인다던가 해서 은수저라도 만들어버리면, 그냥 은값밖에 안남는거라...)
 
(위의 사항을 고려했을때, 개인적으로 가장 멋진 장신구로 꼽는 아이템은, 굵은 산호 줄기를 통채로 사용한 비녀같은 물건이라고 봐요. 지역의 문화와 좋은 소재와 활용의 센스가 결합한 예로서 이만한 것이 또 있을까.)
(위는 태평양 '디아모레뮤지엄'소장 산호뒤꽃이, 아래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산호잠.)
(하여간에;; 이거야말로 웬 삼천포;;;)


2007.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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